애플은 2026년 6월 27일 마감한 분기(회계연도 3분기, 달력 기준 2분기)에 매출 1,094억 2천만 달러를 기록했어요. 전년 동기 대비 16% 늘어난 수치로, 시장 예상치 1,086억 5천만 달러를 웃돌았어요. 순이익은 297억 8,900만 달러, 희석 주당순이익(EPS)은 2.02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29%나 늘었고, 팩트셋 기준 예상치 1.89달러를 크게 뛰어넘었어요. 회사는 이번 분기가 매출·EPS 모두 6월 분기 기준 역대 최고 기록이라고 밝혔어요.
품목별로 보면 아이폰 매출이 542억 5,200만 달러로 전년 대비 22% 늘며 6월 분기 최대치를 새로 썼어요. 맥(Mac) 매출도 103억 5천만 달러(전년 80억 5천만 달러 대비 +29%)로 6월 분기 기록을 갈아치웠고요. 반면 아이패드는 61억 9천만 달러로 전년(65억 8천만 달러)보다 약 6% 줄어 유일하게 역성장한 카테고리였어요. 웨어러블·홈·액세서리 부문은 78억 8천만 달러(전년 74억 달러 대비 +6.5%)로 다시 성장세로 돌아섰지만, 아이폰·맥에는 못 미치는 증가율이었어요. 매출총이익률은 50.1%로, 여기엔 관세 환급 효과가 약 2%포인트 포함돼 있어요.
이번 실적발표에는 숫자 이상의 의미가 있어요. 팀 쿡 CEO는 지난 4월 애플 최고경영자 자리에서 물러나겠다고 발표했고, 하드웨어 엔지니어링 담당 수석부사장이던 존 터너스가 9월 1일부로 새 CEO에 오르기로 되어 있어요. 즉 이번 3분기(4~6월) 실적발표는 팀 쿡이 CEO 신분으로 진행하는 사실상 마지막 실적 컨퍼런스콜이었던 거예요. 2011년 스티브 잡스로부터 자리를 이어받은 지 15년 만의 퇴장을 앞두고, 6월 분기 역대 최대 매출이라는 기록으로 화답한 셈이에요. 팀 쿡은 앞으로 이사회 의장(executive chairman)으로 자리를 옮겨 각국 정책 당국자들과의 대외 업무 등을 계속 맡을 예정이에요.
실적 자체는 분명한 서프라이즈였는데, 정작 주가가 흔들린 건 앞으로의 전망 때문이었어요. 애플은 4분기(7~9월) 매출 가이던스로 전년 대비 9~11% 성장(중간값 약 1,130억 달러)을 제시했는데, 이는 시장이 기대했던 1,149억 달러에 못 미치는 수치였어요. 특히 아이폰 매출 성장률은 이번 분기 22%에서 4분기엔 10%대 중반으로 눈에 띄게 둔화될 걸로 전망했어요.
그 이유로 회사가 콕 집어 말한 게 "공급 제약(supply constraints)"이에요. 팀 쿡 CEO는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이 상황을 "메모리 가격의 100년 만의 홍수(100-year flood on memory pricing)"라고 표현했어요. AI 데이터센터를 짓는 빅테크들이 D램(DRAM) 메모리 반도체를 싹쓸이하듯 사들이면서 가격이 기하급수적으로 뛰었고, 그 여파가 아이폰·맥·아이패드 생산에까지 미치고 있다는 설명이에요. 이 소식에 애플 주가는 정규장 마감(331.81달러, -1.9%) 이후 이어진 시간외 거래에서 한때 8%까지 빠졌어요.
여기서 초보 투자자분들이 기억해두면 좋은 게 있어요. 주가는 "지난 분기 실적"보다 "다음 분기 전망"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는 경우가 많아요. 이번 애플이 딱 그런 사례예요. 이미 지나간 6월 분기 숫자는 최고 기록이었지만, 앞으로 석 달 동안 얼마나 벌어들일지에 대한 눈높이가 낮아지자 주가가 먼저 반응한 거예요.
공교롭게도 실적발표 하루 전인 7월 30일, 미국 상원의원들은 애플에 8월 21일까지 중국 메모리 업체 YMTC(양쯔메모리)와 CXMT(창신메모리)로부터의 반도체 구매를 중단하라고 요구하는 서한을 보냈어요. 안보·공급망 우려를 이유로 든 정치적 압박인데, 공교롭게 메모리 공급난이 한창인 시점에 나온 요구라 애플로서는 이래저래 부담이 커진 상황이에요.
애플이 짚은 "메모리 가격 100년 만의 홍수"는 이번 주 내내 이 사이트에서 다뤄온 삼성전자·SK하이닉스 메모리 슈퍼사이클 이야기와 완전히 같은 뿌리예요. AI 데이터센터발 D램 수요 폭증이 전 세계 메모리 공급을 빠듯하게 만들고 있다는 게 핵심이죠. 애플 같은 대형 고객사가 공개적으로 "메모리 때문에 다음 분기 생산이 빠듯하다"고 인정한 건, 그만큼 메모리 반도체 업황이 뜨겁다는 걸 보여주는 또 하나의 증거예요.
여기에 미국 상원의 중국산 메모리 배제 압박까지 겹치면서, 애플이 삼성전자·SK하이닉스 같은 비중국 공급사에 더 의존하게 될 가능성도 거론돼요. 다만 이건 어디까지나 수요 측면의 우호적 신호일 뿐, 애플의 메모리 조달 비용 자체가 늘어난다는 건 반대로 애플의 마진에는 부담이라는 점도 함께 봐야 해요. "고객사의 원가 부담 증가"와 "공급사의 수요 증가"가 동전의 양면처럼 같이 온 상황인 셈이에요.
전체 실적은 좋았지만 두 항목은 시장 예상을 밑돌았어요. 서비스(앱스토어, 아이클라우드, 애플뮤직 등) 매출은 307억 4천만 달러로 예상치(312억 2천만 달러)에 못 미쳤고, 중화권(중국 본토·홍콩·대만) 매출도 188억 달러로 예상치(196억 달러)를 하회했어요. 중화권은 화웨이 등 현지 브랜드와의 경쟁이 여전한 데다, 아이폰 신모델 출시 주기와 맞물려 분기별 편차가 큰 지역이에요. 서비스 부문 역시 구독자 성장 둔화 우려가 계속 제기되고 있는 부분이라, 다음 분기 실적에서 반등 여부를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어요.
1. 9월 1일 존 터너스 신임 CEO 취임 이후 첫 행보와 전략 방향
2. 4분기 실적에서 메모리 공급 제약이 실제 아이폰·맥 생산·판매에 얼마나 영향을 줬는지
3. 미국 상원의 압박 이후 애플의 메모리 공급망이 삼성전자·SK하이닉스 쪽으로 얼마나 옮겨가는지
오늘 애플 실적을 한 문장으로 정리하면 "지나간 성적표는 만점, 그런데 다음 시험 예고가 어두웠다"예요. 6월 분기 매출·이익 모두 역대 최고를 찍었지만, 주가는 그 사실보다 "다음 분기엔 메모리 부족으로 덜 팔릴 수도 있다"는 경고에 더 크게 반응했어요. 그리고 그 경고의 원인, 즉 메모리 반도체 품귀·가격 폭등은 지금 삼성전자·SK하이닉스가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바로 그 이야기이기도 해요. 미국 빅테크의 실적 발표를 볼 때 "그 회사가 어떤 부품이 부족하다고 말했는지"까지 챙겨보면, 한국 반도체 종목을 이해하는 데도 큰 도움이 될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