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O는 Initial Public Offering의 줄임말로, 한국어로는 기업공개라고 불러요. 창업자와 벤처캐피털 등 소수의 투자자만 주식을 나눠 갖고 있던 비상장 회사가, 처음으로 일반 투자자에게 주식을 팔고 증권거래소에 상장해 누구나 그 주식을 사고팔 수 있게 만드는 절차예요. 이 과정에서 회사는 새 주식을 찍어 투자자에게 팔고(공모), 그 대금이 회사로 들어와요. 동시에 창업자나 초기 투자자가 원래 갖고 있던 주식 일부를 시장에 내다 팔아 현금화하는 구간도 함께 진행되는 경우가 많아요. 이 둘을 구분하는 게 중요한데, 새 주식을 파는 쪽(신주모집)은 그 돈이 회사로 들어가 자금조달이 되고, 기존 주식을 파는 쪽(구주매출)은 기존 주주의 지갑으로 돈이 들어갈 뿐 회사 자금이 늘어나는 건 아니에요.
두 회사 모두 아직 이익을 내지 못하는데도 상장을 준비하는 이유는 간단해요. AI 모델을 훈련하고 서비스하는 데 들어가는 컴퓨팅 비용이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커졌기 때문이에요.
오픈AI는 2025년 10월 말 비영리 재단 중심 구조에서 델라웨어주의 영리 공익법인(Public Benefit Corporation)으로 전환을 마쳤어요. 이 과정에서 기존 비영리 재단(OpenAI Foundation)은 새 영리법인 지분 26%(약 1,300억 달러 가치)를 갖고, 최대 투자자인 마이크로소프트가 27%(약 1,350억 달러 가치)를 보유하게 됐어요. 이 구조 개편은 마이크로소프트 같은 대형 투자자로부터 추가 투자(130억 달러 규모)를 받고, 임직원에게 일반적인 형태의 주식 보상을 줄 수 있게 하고, 궁극적으로 정식 IPO로 가는 법적 걸림돌을 없애기 위한 사전 작업이었어요. 이후 오픈AI는 2026년 6월 SEC에 비공개(컨피덴셜) S-1 서류를 제출했고, 목표 기업가치는 1조 달러 수준으로 거론돼요. 다만 최고재무책임자가 보고 의무 부담을 이유로 상장 시점을 2026년 4분기에서 2027년으로 늦추려 한다는 보도도 나오는 등, 정확한 상장 시점은 아직 유동적이에요.
앤트로픽은 2026년 6월 1일 SEC에 비공개로 IPO를 신청했고, 같은 해 10월 나스닥 상장을 목표로 골드만삭스·JP모건·모건스탠리를 대표 주관사로 세운 것으로 알려졌어요. 공모 규모는 600억 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는 역대 최대급 기업공개 중 하나가 될 수 있는 규모예요. 이 IPO는 직전인 650억 달러 규모의 시리즈 H 투자 유치(기업가치 약 9,650억 달러)에 이어지는 절차예요. 2026년 4월 기준 연환산 매출은 약 300억 달러 수준이지만, 회사는 2028년까지도 흑자 전환을 기대하지 않는다고 밝혔어요. 2026년 한 해 훈련·추론용 컴퓨팅에만 약 190억 달러를 쓸 계획이고, 매출총이익률은 현재 약 40% 수준에서 2028년 77%까지 끌어올리는 걸 목표로 잡고 있어요.
두 회사 사례에서 알 수 있듯, AI 기업의 상장 목적은 창업자의 지분 현금화보다는 회사 운영에 필요한 막대한 컴퓨팅 투자 재원을 시장에서 직접 조달하려는 성격이 커요.
그렇지는 않아요. 비상장 상태에서도 돈을 모으는 길은 여러 가지예요.
문제는 규모와 속도예요. 비상장 자금 풀은 벤처캐피털·사모펀드·국부펀드 등으로 한정돼 있고, 매번 투자자를 설득하고 협상하는 데 시간이 걸려요. 반면 상장 시장에는 연기금·뮤추얼펀드·개인투자자까지 포함된 훨씬 크고 깊은 자금 풀이 있어서, 한 번의 공모로 훨씬 큰 금액을 상대적으로 짧은 시간에 모을 수 있어요. 앤트로픽이 IPO 하나로 600억 달러 넘게 모으려는 것도, 이 정도 규모를 비상장 라운드만으로 반복해서 채우기가 현실적으로 쉽지 않기 때문이에요.
SK하이닉스는 오래전부터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돼 있던 회사예요. 그러니 2026년 7월 나스닥에서 벌어진 일은 '처음 상장'이 아니라 '두 번째 시장에 추가로 상장'한 거예요. 이때 쓰인 방식이 ADR(American Depositary Receipt, 미국예탁증서)이에요. 미국의 예탁기관이 한국에 있는 SK하이닉스 원주를 맡아 보관하고, 그 원주를 근거로 미국에서 거래할 수 있는 증서(ADR)를 대신 발행해 나스닥에 상장하는 방식이에요. SK하이닉스의 경우 원주 1주가 ADR 10주에 해당하도록 설계됐어요.
이번 ADR 상장은 단순히 기존 주식을 예탁증서로 바꿔 미국에 올려둔 게 아니라, 새 주식을 찍어 파는 신주모집 방식으로 진행됐어요. ADR 공모 수량은 약 1억 7,790만 주(원주 환산 약 1,780만 신주)였고, 공모가는 ADR 1주당 149달러, 공모 총액은 약 265억 달러(원화 약 40조 원) 규모였어요. 이는 국내 기업의 해외 증시 자금조달 사례 중 최대 수준으로 평가돼요. 공모대금이 납입된 뒤 새로 발행된 원주는 한국거래소에도 추가 상장됐고요.
SK하이닉스가 이렇게 큰 자금을 굳이 미국에서 모은 이유는 크게 두 가지예요. 첫째, 사업 구조가 비슷한 미국의 메모리 반도체 기업 마이크론에 비해 PER(주가수익비율) 기준으로 30~39%가량 낮은 평가를 받아온 이른바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해소하려는 목적이에요. 둘째, AI 반도체 관련 기업의 가치를 높게 쳐주는 경향이 있는 미국 투자자 풀에 직접 접근해, HBM 등 첨단 메모리 설비투자에 필요한 대규모 재원을 상대적으로 유리한 조건으로 조달하려는 전략이에요.
정리하면 IPO는 비상장 회사가 증시에 처음 데뷔하며 회사의 소유 구조 자체가 바뀌는 사건이고, SK하이닉스 ADR 상장은 이미 상장된 회사가 두 번째 시장을 하나 더 열어 자금조달 창구를 넓힌 사건이에요. 둘 다 '주식을 새로 찍어 시장에서 돈을 모은다'는 점은 같지만, 회사가 처음으로 공개되는지 여부에서 근본적으로 달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