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는 중앙은행이 시중은행과 돈을 주고받을 때 기준으로 삼는 금리예요. 이 숫자가 움직이면 예금금리, 대출금리, 회사채 금리까지 도미노처럼 따라 움직여서 경제 전체의 돈줄을 조였다 풀었다 하는 역할을 해요.
한국에서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줄여서 금통위가 이 결정을 내려요. 총재를 포함한 7명의 위원이 모여서 연 8회, 그러니까 대략 6~7주에 한 번씩 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올릴지 내릴지 동결할지 정해요. 미국에서는 연방준비제도(연준) 산하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 FOMC가 같은 역할을 해요. FOMC도 연 8회 열리고, 한국 시간으로는 보통 새벽에 결과가 발표돼요. 두 회의 모두 회의 직후 기자회견이 함께 열리는데, 숫자 자체보다 이 기자회견에서 나오는 코멘트가 시장을 더 크게 흔들 때도 많아요.
왜 이렇게까지 신경 쓸까요. 기준금리는 물가와 경기, 부동산, 환율, 그리고 주식시장까지 한 번에 건드리는 몇 안 되는 정책 변수라서 그래요. 특히 주식시장 입장에서는 금리가 바뀌는 순간 주식의 가치를 매기는 계산식 자체가 달라진다고 보면 돼요.
주식의 이론적인 가치는 그 회사가 앞으로 벌어들일 미래의 현금흐름을 지금 시점의 가치로 환산해서 다 더한 값이에요. 그런데 미래의 100만원은 오늘의 100만원과 가치가 달라요. 오늘 100만원을 받아서 은행에 넣어두면 이자가 붙으니까, 미래에 받을 돈은 이자만큼 깎아서 계산해야 공평하죠. 이때 얼마나 깎을지 정하는 비율이 바로 할인율이고, 할인율의 기준이 되는 게 기준금리예요.
기준금리가 오르면 할인율도 같이 올라가요. 할인율이 올라가면 똑같은 미래 이익이라도 오늘 시점으로 환산한 가치는 더 작아져요. 결국 회사의 실적 전망이 그대로여도 계산상 주식의 적정 가치 자체가 낮아지는 거예요. 반대로 금리가 내려가면 할인율이 낮아지면서 같은 미래 이익도 지금 가치로는 더 크게 쳐주기 때문에 주가에 우호적으로 작용해요.
할인율 얘기가 좀 어렵게 느껴진다면 훨씬 직관적인 두 가지 경로도 있어요.
첫째는 기업의 대출이자 부담이에요. 금리가 오르면 회사가 은행에서 돈을 빌리거나 회사채를 발행할 때 내야 하는 이자가 늘어나요. 특히 빚을 많이 내서 공장을 짓거나 사업을 확장하는 회사, 아직 이익을 못 내고 투자금으로 버티는 스타트업형 회사일수록 이자 부담이 실적을 직접 갉아먹어요. 반대로 금리가 내려가면 이자 부담이 줄어드니 그만큼 남는 돈이 늘어나는 효과가 있어요.
둘째는 자금의 대체효과예요. 은행 예금금리나 국채금리가 4~5%까지 올라가면, 굳이 주식시장에서 위험을 떠안으면서 수익을 노릴 이유가 줄어들어요. 원금 손실 위험 없이 안정적으로 4~5%를 주는 예금이나 채권이 있는데 변동성 큰 주식에 돈을 넣을 유인이 약해지는 거죠. 그래서 금리가 오르면 시중 자금이 주식시장에서 예금과 채권 쪽으로 옮겨가면서 주가에 하방 압력을 주는 경우가 많아요. 금리가 낮을 때는 반대로 예금 이자가 너무 낮아서 그나마 주식이 나아 보이는, 이른바 '갈 곳 없는 돈'이 증시로 몰리는 현상이 나타나기도 해요.
같은 금리 인상이라도 모든 주식이 똑같이 반응하지는 않아요. 성장주, 그중에서도 아직 이익 규모보다 미래 성장 기대가 더 큰 비중을 차지하는 기술주는 금리 변화에 유난히 크게 흔들려요.
이유는 앞서 설명한 할인율 계산과 연결돼 있어요. 성장주의 가치는 지금 당장 벌어들이는 이익보다 5년, 10년 뒤에 훨씬 커질 것으로 예상되는 이익에 크게 기대고 있어요. 먼 미래의 이익일수록 할인율의 영향을 더 오래, 더 강하게 받아요. 할인율이 조금만 올라가도 먼 미래 이익의 현재가치는 가까운 미래 이익보다 훨씬 큰 폭으로 깎이거든요.
반면 가치주나 배당주는 이미 안정적인 이익을 내고 있고, 주가도 그 현재 이익을 기준으로 보수적으로 매겨져 있는 경우가 많아요. 미래 성장 기대가 주가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상대적으로 작다 보니 할인율 변화에 덜 흔들리는 편이에요. 게다가 배당주는 배당수익률 자체가 예금·채권과 직접 비교되는 자산이라, 금리가 오르면 상대적 매력이 줄어드는 효과는 있지만 성장주처럼 밸류에이션 자체가 흔들리는 정도는 아니에요. 그래서 금리 인상기에는 흔히 기술주 중심의 성장주가 먼저, 더 크게 조정받고 금리 인하 기대가 커질 때는 반대로 성장주가 먼저 반등하는 패턴이 자주 나타나요.
실제 숫자로 확인해볼게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2026년 7월 16일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기존 2.50%에서 2.75%로 0.25%포인트 올렸어요. 위원 7명 전원이 인상에 찬성한 만장일치 결정이었고, 물가 상승 압력과 가계부채 증가를 이유로 2023년 1월 이후 3년 6개월 만에 통화정책 방향을 완화에서 긴축으로 튼 거예요. 다음 금통위는 8월 27일로 예정돼 있어요.
미국은 조금 다른 흐름이에요. 연준은 2025년 12월 FOMC에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내려 3.50~3.75% 구간으로 낮췄어요. 이후 트럼프 대통령이 지명한 케빈 워시가 2026년 5월 22일 새 연준 의장으로 취임했고, 워시 체제에서 열린 FOMC들에서는 기준금리를 계속 동결하고 있어요. 다음 FOMC는 2026년 9월 17일(한국 시간) 결과가 발표될 예정이에요.
숫자만 봐서는 감이 잘 안 올 수 있으니 실제 사례를 볼게요.
첫 번째는 2026년 7월 16일 한국은행의 금리 인상이에요. 발표 당일 코스피는 전날 회복했던 7,000선을 하루 만에 다시 내주며 6,961에서 출발했고, 장중 낙폭이 7% 안팎까지 커지면서 그해 들어 19번째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됐어요. 특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같은 대형 반도체주의 급락이 하락을 주도했는데, 여기에는 금리 인상뿐 아니라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 약세 영향도 겹쳤어요. 이 사례는 금리 인상이 예상보다 컸을 때 시장이 얼마나 민감하게, 그리고 반도체 같은 성장·기술 업종 위주로 반응하는지를 잘 보여줘요.
두 번째는 2025년 12월 연준의 금리 인하예요. 25bp를 내려 3.50~3.75%로 낮췄지만, 동시에 발표된 점도표에서는 2026년에 한 차례, 2027년에 한 차례만 추가 인하할 것으로 전망하면서 위원 7명은 아예 내년 추가 인하가 없어야 한다는 의견을 냈어요. 겉으로는 금리를 내렸지만 속으로는 매파적인 신호를 담은, 이른바 '매파적 인하'였던 셈이에요. 이 때문에 인하 발표 직후 시장의 반응은 한 방향으로 쏠리지 않고 엇갈렸어요. 금리를 내렸다는 사실 자체보다 앞으로의 방향에 대한 신호가 시장을 더 크게 움직인 사례예요.
두 회의 모두 일정은 미리 공개돼요. 한국은행 홈페이지의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 일정 페이지에서 금통위 날짜를 확인할 수 있고, 미국 연방준비제도 홈페이지에서 FOMC 일정과 보도자료를 볼 수 있어요. 국내 증권사 앱이나 경제 캘린더 서비스에서도 날짜를 쉽게 확인할 수 있어요.
회의 결과를 볼 때는 세 가지를 같이 챙기면 좋아요. 첫째는 금리 자체의 변화 폭이에요. 예상보다 크게 올리거나 내렸는지가 가장 직관적인 신호예요. 둘째는 표결 결과예요. 위원 전원이 만장일치로 찬성했는지, 아니면 의견이 갈렸는지를 보면 앞으로의 방향성에 대한 확신 정도를 가늠할 수 있어요. 셋째는 미국 FOMC라면 점도표예요. 위원들이 앞으로 몇 년간 금리를 어느 수준으로 예상하는지 점으로 찍어놓은 표인데, 당장의 결정보다 이 점도표가 시장 방향을 더 좌우할 때가 많아요. 여기에 더해 회의 직후 기자회견에서 나오는 의장의 발언 톤도 놓치지 말아야 해요. 지금은 워시 의장의 발언 하나하나가 매파적으로 해석되는지 비둘기파적으로 해석되는지에 따라 발표 당일 시장이 출렁이는 경우가 많아요.
이 글은 개오팀의 분석 의견이며 투자 권유가 아니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