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652.25포인트(-9.65%) 폭락한 6,103.50으로, 코스닥은 58.13포인트(-7.6%) 급락한 706.73으로 장을 마쳤어요. 장중 한때는 -11.19%(5,999.88)까지 밀리며 심리적 지지선인 6,000선이 무너지는 순간도 있었어요.
개오 애널리스트팀이 추적하는 500종목 가운데 상승은 단 3개, 하락은 492개, 보합은 5개였어요. 사실상 전 종목이 하락한, 올해 들어 가장 심각한 하루였어요. 오전 10시 13분 43초에는 코스피 서킷브레이커(주식시장 매매를 20분간 전면 중단한 뒤 10분간 단일가매매로 재개하는 제도)가 발동됐는데, 이는 2026년 들어 벌써 8번째예요. 개장 직후에는 매도 사이드카(프로그램 매도호가 효력을 일시 정지하는 제도)도 함께 발동됐어요.
바로 어제(7/27) 저희가 전해드린 시황은 코스피 +0.97%(6,755.75)로 반등에 성공했다는 소식이었어요. 지난주 후반 최태원 SK그룹 회장 재산분할 판결 여파로 급락했던 지수가 회복세를 보이고, SK-엔비디아 파트너십 소식에 반도체·IT가 강세를 보였다는 내용이었죠. 그런데 하루 만에 정반대 상황이 벌어졌어요. 어제 코스피를 밀어올렸던 반도체 업종이, 오늘은 -12.08%로 가장 크게 끌어내린 업종이 된 거예요. 이렇게 급격한 방향 전환은 최근 몇 주간 이어진 변동성 장세(미·이란 지정학 이슈, SK 관련 소식 등으로 코스피가 하루에도 몇 %씩 출렁이던 흐름)의 연장선이자, 그중에서도 유난히 컸던 하루로 봐야 해요.
이번 급락은 하루 시차를 두고 겹친 두 개의 반도체 관련 악재가 원인이에요.
첫째, 전날(7/27) 미국에서 엔비디아 순환출자 논란이 실제 주가로 번졌어요. 어제 저희가 다룬 「엔비디아 순환출자 논란」 기사에서 우려했던 일이 하루 만에 현실화된 셈이에요. 월스트리트저널 보도로 엔비디아가 오픈AI를 위해 2,500억 달러 규모 지급보증을 검토 중이라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엔비디아 주가가 -4.99% 급락했고, 시가총액 1위 자리를 애플에 내줬어요. 「빅쇼트」의 실존 인물 마이클 버리는 자신의 SNS에 "Around and around we go(계속 돌고 돈다)"라고 적으며 엔비디아·마이크론에 대한 숏 포지션을 추가로 늘렸어요.
다만 여기서 짚어야 할 점이 있어요 — 정작 미국 지수 자체는 크게 밀리지 않았어요. 나스닥은 -0.58%(4거래일 연속 하락)에 그쳤고, S&P500은 오히려 +0.02% 강보합, 다우존스는 +0.51%로 마감했어요. 즉 미국에서는 「반도체 개별주 중심의 국지적 하락」이었을 뿐, 지수 전체가 흔들린 건 아니었어요.
둘째, 오늘(7/28) 중국 창신메모리(CXMT)의 상장 첫날 폭등이 결정타가 됐어요. CXMT는 상장 첫날 공모가 대비 465% 폭등했고, 조달 자금만 약 12조 5,000억 원에 달했어요. 이 소식은 「중국 메모리 굴기」가 삼성전자·SK하이닉스의 메모리 반도체 양강 구도를 위협한다는 공급과잉 우려로 해석되며 국내 반도체株 투자심리를 얼어붙게 했어요. 같은 날 중국의 독자적인 EUV(극자외선)급 노광장비 개발 소식까지 겹치며, ASML·엔비디아·마이크론 등 글로벌 반도체 주도주에 대한 경계감도 함께 커졌어요.
다만 이 우려에는 반박도 있어요 — CXMT는 아직 외국인 투자자가 자유롭게 거래할 수 있는 종목이 아니라서, 실제로 글로벌 자금이 한국 반도체株에서 CXMT로 빠져나갈 여지는 제한적이라는 지적이에요. 즉 이번 급락은 실제 자금 유출보다는 「심리적인 밸류에이션 재평가」 성격이 강하다는 분석도 함께 나온다는 점을 알아두면 좋아요.
업종별로는 반도체가 -12.08%로 24개 업종 가운데 최악이었고, 전자·부품(-11.42%)·전력·에너지(-9.15%)·로봇(-8.53%)·통신(-8.21%)·2차전지(-7.98%)·조선(-7.4%)·건설·건자재(-7.34%)가 뒤를 이었어요. 사실상 방어적인 업종을 찾기 어려울 만큼 거의 전 업종이 동반 급락했어요.
특히 눈에 띄는 건 반도체 「장비·후공정」 소형주들의 낙폭이에요. 두산테스나(-19.38%)·엘티씨(-19.35%)·코세스(-17.93%)·프로텍(-17.75%)·심텍(-17.01%)·브이엠(-16.82%)·가온전선(-16.76%)·네패스(-16.69%)·서진시스템(-16.58%) 등은 삼성전자·SK하이닉스 같은 대형주보다도 더 크게 밀렸어요. 이들 종목에서 개별적인 악재(실적쇼크나 수주 취소 같은)는 확인되지 않았고, 대형 반도체株 급락에 연동된 전형적인 「공포 매도(패닉 셀링)」 패턴으로 보여요 — 공급망 하위 단계로 갈수록 낙폭이 커지는 흐름이었어요.
오늘 500종목 가운데 오른 종목은 단 3개뿐이었어요 — 파마리서치(+2.43%)·동아쏘시오홀딩스(+0.8%)·농심(+0.4%)이 그 주인공이에요. 공교롭게도 셋 다 반도체·IT와 무관한 제약·식품 관련 종목이라는 공통점이 있어요. 이는 오늘의 매도세가 특정 개별 기업의 문제가 아니라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업종 전반의 심리 위축에서 비롯됐다는 점을 다시 한번 보여줘요 — 투자자들이 반도체와 무관한 안전한 업종으로 일시적으로 피신했다고 볼 수 있어요.
오늘 서킷브레이커가 2026년 들어 8번째로 발동됐다는 점도 눈여겨볼 만해요. 실제로 지난 7월 한 달 동안 사이드카나 서킷브레이커가 단 한 번도 발동되지 않은 날이 3일뿐이었다는 보도가 있을 정도로, 최근 코스피는 유난히 변동성이 큰 장세를 이어오고 있어요. 연간 사이드카 발동 횟수도 37회로 역대 최다 기록을 세웠다는 분석도 나와요. 미·이란 지정학 이슈, SK그룹 관련 소식, 그리고 오늘의 반도체 이슈까지 — 하나의 큰 불확실성이 해소되기도 전에 다음 이슈가 겹치면서 장세 자체가 구조적으로 출렁이기 쉬운 상태가 이어지고 있다고 볼 수 있어요.
1. SK하이닉스 실적 발표(7/29, 내일): 이번 급락이 「과도한 공포」였는지 「실제 우려가 맞았는지」를 가늠할 가장 직접적인 분수령이에요. 컨센서스를 상회하면 오늘의 급락이 과도했다는 쪽에 무게가 실리고, 반대면 우려가 더 커질 수 있어요.
2. 삼성전자 실적(7/30)과 미 FOMC(7/30): 같은 날 겹치는 두 이벤트라 이번 주 후반 변동성이 한 번 더 커질 수 있어요.
3. CXMT발 공급과잉 우려의 실체 여부: 중국 메모리 반도체가 실제로 삼성전자·SK하이닉스의 점유율을 얼마나 잠식할 수 있는지는 아직 「우려」 단계이지 확정된 사실이 아니에요. 이 우려가 시간이 지나며 완화되는지 지켜볼 필요가 있어요.
4. 엔비디아의 오픈AI 지급보증 실제 확정 여부: 아직 「검토 중」 단계라, 실제 계약 조건이 확정되는 시점에 따라 순환출자 논란이 다시 시장을 흔들 수 있어요.
오늘 하루를 한 줄로 요약하면 「어제 미국에서 시작된 반도체 우려가, 오늘 중국발 악재까지 겹치며 한국 증시에서 크게 증폭된 날」이에요. 정작 미국 지수는 크게 안 흔들렸다는 점이 핵심이에요 — 그만큼 한국 반도체株가 이번 이슈에 유독 민감하게, 그리고 과도하게 반응했다고도 볼 수 있어요.
이런 날 기억해두면 좋은 것 두 가지가 있어요. 첫째, 서킷브레이커·사이드카가 발동될 정도의 급락은 패닉에 따른 투매가 섞여 있을 가능성이 커서, 하루 등락만으로 기업의 실제 가치가 바뀐 건 아니라는 점이에요. 둘째, 그렇다고 오늘 나온 우려(중국 메모리 굴기, 엔비디아 관련 대형 파이낸싱 리스크)가 근거 없는 건 아니라서, 앞으로 SK하이닉스 실적(7/29)이 이 우려를 얼마나 반증하는지가 다음 방향을 결정할 핵심 변수예요. 하루의 급락 자체에 일희일비하기보다, 이 두 가지 우려가 실제로 얼마나 현실화되는지를 차분히 지켜보는 게 좋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