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5.98%(360.42포인트) 내린 5,663.24로 마감했어요. 코스닥도 6.12%(43.17포인트) 내린 662.68로 장을 마쳤고요. 500종목 기준으로 보면 상승 44개, 하락 449개, 보합 7개로, 오른 종목이 500개 중 44개뿐일 만큼 거의 전 종목이 밀린 광범위한 하락이었어요. 업종별로는 방산이 -10.06%(추적 7종목)로 가장 크게 밀렸고, 식음료가 -0.07%(추적 18종목)로 그나마 낙폭이 가장 작았어요 — 다만 오늘 실제로 오른 업종은 하나도 없었다는 점은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어요.
오늘 장은 사실 좋은 분위기로 출발했어요. 어제 하루 만에 -9%대 넘게 빠진 데 대한 반발 매수(저가 매수)가 붙으면서 코스피가 갭상승 출발했고, 오전 한때는 6,100선을 회복하기도 했어요. 하지만 이 분위기는 오래가지 못했어요. 오전 11시 무렵부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다시 하락 전환하면서 지수 전체의 낙폭이 급격히 커지기 시작했거든요.
여기엔 간밤 미국 시장의 영향이 컸어요. 미국 반도체 업종을 대표하는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SOX)가 4거래일 연속 하락(-4.49%)했고, SK하이닉스의 미국예탁증서(ADR)도 -8.98% 급락했어요. 이 여파가 그대로 국내 반도체 대형주로 옮겨붙은 셈이에요. 여기에 외국인 투자자의 반도체 중심 매도세, 레버리지 ETF 같은 레버리지 상품의 반대매매(강제 청산) 물량, 그리고 개인 투자자들의 패닉성 매도까지 한꺼번에 겹치면서 위험자산을 피하려는 심리가 시장 전체로 빠르게 확산됐어요. 두산에너빌리티·삼성중공업·LG디스플레이 같은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도 함께 밀렸고, 건설株의 낙폭도 유독 두드러졌어요.
시간대별로 짚어보면, 오전 11시 5분경 코스피는 전일 대비 5.43%(327.06포인트) 내린 5,696.60 부근에서 거래되고 있었어요. 이 시점까지만 해도 낙폭이 지금보다는 작았던 셈인데, 이후 낙폭이 더 커지면서 결국 종가 기준 -5.98%(5,663.24)까지 밀린 거예요. 장중에는 심리적 지지선으로 여겨지던 5,700선마저 무너지는 순간이 있었고, 한 매체는 이날 분위기를 두고 "구조대 안 와요?"라는 제목을 쓸 정도로 투자자들의 불안감이 컸어요.
어제(7/28) 코스피에는 서킷브레이커(지수가 8% 넘게 빠지면 20분간 모든 거래를 강제로 멈추는 제도)가 발동됐었죠. 오늘은 그보다 한 단계 약한 안정장치인 매도 사이드카가 코스피·코스닥 양대 시장에서 나란히 발동됐어요. 사이드카는 선물 가격이 일정 폭(코스피200 선물 기준 5% 이상) 이상 급락한 상태가 1분 이상 이어질 때, 프로그램 매도 주문의 효력을 5분간 잠깐 정지시키는 제도예요. 서킷브레이커보다는 훨씬 가볍고 자주 발동되는 장치이지만, 이틀 연속으로 서로 다른 시장 안정장치가 잇달아 가동됐다는 것 자체가 이례적인 상황이었어요.
이날 대통령실 김용범 정책실장은 브라질 방문 중 기자들과 만나 최근 증시 변동성에 대한 질문에 "레버리지 ETF 때문에 변동성이 더 도드라져 보일 수는 있지만, 그것만이 원인은 아니다"라고 말했어요. 그는 한국 증시가 유독 변동성이 큰 배경으로 개인 투자자들이 파생상품을 포함해 매우 역동적으로 투자하는 시장 구조와, 삼성전자·SK하이닉스 단 두 종목이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지나치게 크다는 점을 짚었어요. 이에 따라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이 레버리지 상품을 포함한 자본시장의 구조적 요인 전반을 점검할 예정이라고 밝혔고요. 그는 또 최근 벌어진 중국 창신메모리(CXMT) 상장 쇼크를 두고 과거 'AI 딥시크 쇼크'에 비유하기도 했어요. 정부 고위 관계자가 이 정도로 직접 언급하고 나섰다는 것 자체가, 지금의 증시 변동성을 정부도 가볍게 보고 있지 않다는 신호로 읽혀요.
이번 하락이 더 무겁게 다가오는 이유는 하루짜리 사건이 아니라는 데 있어요. 어제(7/28) 기준으로 7월 한 달간 코스피 누적 낙폭은 이미 -28.9%에 달했는데, 이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최악의 달이었던 2008년 10월(-23.13%)은 물론, 1997년 외환위기 충격이 이어졌던 1997년 10월(-27.25%)보다도 큰 낙폭이에요. 즉 지금 벌어지고 있는 하락은 통계로 확인되는 역대 최악의 월간 하락률이라는 뜻이고, 오늘 추가로 -5.98%가 더해지면서 이 기록은 한층 더 깊어졌어요. 이번 하락의 배경에는 인공지능(AI) 반도체 업황이 정점을 지나 꺾이는 것 아니냐는 '피크아웃' 우려와, 중국 창신메모리(CXMT) 상장을 계기로 불거진 메모리 반도체 과점 구도 붕괴 우려가 함께 자리하고 있어요.
시장의 시선은 이제 내일(7/30)로 향하고 있어요. 한국시간 새벽에는 미국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의 기준금리 결정이 발표되고, 새 연준 의장인 케빈 워시의 첫 기자회견도 예정돼 있어요. 같은 날 오전에는 삼성전자의 2분기 확정 실적 컨퍼런스콜도 열려요. 이 두 이벤트가 하루에 겹치는 데다, 어제(7/28)의 서킷브레이커와 오늘(7/29)의 사이드카까지 이어진 직후라 시장의 긴장감이 유독 크고요. 내일 나오는 결과에 따라 지금의 하락이 진정 국면으로 접어들지, 아니면 추가 하락으로 이어질지가 갈릴 것으로 보여요.
오늘 거래대금이 가장 많이 몰린 종목들을 봐도 흐름은 비슷했어요. 코스피 거래상위 종목 대부분이 약세를 보였고, 특히 삼성전자·SK하이닉스처럼 시가총액이 큰 종목일수록 낙폭이 두드러졌어요. 보통 거래대금 상위 종목은 그날 투자자들의 관심이 가장 쏠린 종목이라는 뜻인데, 이 종목들이 일제히 약세를 보였다는 건 오늘의 매도세가 특정 소형주 몇 개에 국한된 게 아니라 시장 전반에 걸쳐 광범위하게 나타났다는 뜻이에요. 500종목 중 상승 44개, 하락 449개라는 숫자가 바로 이런 분위기를 잘 보여주는 지표예요.
오늘 하루는 "아침엔 오르는 듯했지만 결국 다시 꺾인" 전형적인 약세장의 하루였어요. 이런 날에는 몇 가지를 기억해두면 도움이 될 거예요. 첫째, 장 초반의 반등이 하루 종일 이어질 거란 보장은 없다는 점이에요. 오늘처럼 주도주(삼성전자·SK하이닉스)가 다시 하락 전환하면 지수 전체가 순식간에 방향을 바꿀 수 있어요. 둘째, 레버리지 상품(레버리지 ETF 등)은 하락장에서 반대매매를 유발해 낙폭을 더 키우는 경향이 있다는 점을 정부 관계자도 직접 언급했을 만큼, 이런 상품을 쓰고 있다면 특히 조심할 필요가 있어요. 셋째, 지금의 하락은 하루이틀의 이벤트가 아니라 한 달 넘게 이어진 구조적인 흐름이라는 점을 이해하고, 단기 반등이나 하락에 일희일비하기보다는 내일 FOMC와 삼성전자 실적처럼 굵직한 다음 이벤트들을 차분히 지켜보는 자세가 필요해요.